로맨스축제

이정숙(릴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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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기 짝이 없는 말투와 행동거지의 사내 녀석. 도저히 사내라곤 생각할 수 없는 크고 맑은 눈동자와 유난히 하얀 피부, 하얀 얼굴의 소유자인 지후. 처음 본 순간부터 명인은 지후에게 시선이 사로잡히고 기이한 자극과 함께 들뜨는 열기를 느껴 버린다. 게다가 다쳐 버린 지후를 돌봐 주면서 성별을 확인하게 되고, 명인은 여자임에도 남자처럼 사는 지후에게 속절없이 이끌려 버리는데……. “처음 봤을 때부터 네가 날 흔들었어.” 지후의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렸다. “단지 그것뿐이야.” “…….” “벗겨 보면 어떨까. 그 안엔 뭐가 숨어 있을까. 거추장스럽게 가리고 있는 걸 이미 상상 속에서 모두 벗겨 냈어. 네 얼굴도, 목선도, 가슴도, 다리도, 발목도……모든 걸 만지고 탐하고 내 걸로 만들 생각을 했어. 널 처음 본 순간부터 난, 널 안는 상상을 했어.” 세차게 떨리고 있는 지후의 눈동자에 서서히 두려움이 담겼다. “그, 그만해요. 듣기 싫어요.” 지후가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명인은 녀석의 턱을 잡아 자신을 보게 했다. “놔요.” “놓고 싶지 않아.” 결국 지후가 소리쳤다. “내 이런 꼴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옵니까?” 봇물 터지듯 쏟아진 비난에도 명인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그저 지후라는 이 녀석이 궁금했다. 놓아주고 싶지 않다. “네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건, 내 눈에 넌 처음부터 여자였고, 지금도 마찬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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