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피어라

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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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왜 이러세요?” “너, 여자였네?” “네?” “오랜만이다. 하피어라. 아저씨, 잊었니?” “아하하, 아, 아저씨?” “반, 갑, 군!” 오로지 춤밖에 몰랐고, 춤추는 것 외엔 관심도 없던 중3 시절. 조금 더 자유로운 환경을 위해 뉴질랜드에 이민을 가기 전에 만난 진하는 곧 입대를 할 23살의 잘생긴 남자였다. 남자에겐 관심도 없던 피어라마저 무심코 끌릴 만큼 매력적인. 그러나 보이시한 외향의 피어라를 진하는 남자애로 착각하고 있었고, 곧 한국을 떠날 피어라는 남동생처럼 대해 주는 진하의 태도가 돌변할 게 두려워 남동생처럼 옆에 있다가 아무 말 없이 이민을 가 버린다. 그로부터 9년 뒤, 안무가로 성장한 피어라와 진하가 우연히 재회한다. 지난 과거의 일인데도 진하는 여자임을 끝끝내 밝히지 않은 피어라가 괘씸해 그녀를 갖고 놀 작정으로 접근하고, 피어라 역시 자신을 갖고 논 남자에 대한 복수심으로 진하의 접근을 용인하면서 두 사람의 묘한 연애가 시작하는데……. “연애를 시작한다는 건데, 그럼 당연히 그에 해당하는 뭐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밤마다 이렇게 노력하는 건 장담할 수 있어.” “밤마다만 노력하면 안 되죠. 낮에도 노력해야 할 건 충분히 많아요.” “알았어. 뭐가 그렇게 복잡한지.” “흐음, 예전에 연애할 때는 이렇게 안 했구나.” “내 얼굴만 보면 좋아했으니까. 굳이 다른 노력을 할 필요가 없었지.” “쳇. 난 달라요. 연애를 절정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남자와는 절대 사귈 마음 없어요.” “튕기기는. 알았다. 뭐가 되었든 노력해 볼 테니까 그럼 연애해 보는 거다?” “이제 ‘리모컨’놀이는 안녕?” “놀이가 바뀌는 거지. ‘연애’놀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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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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