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야수의 포효

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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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소박한 나라, 기류국에 어느 날 불벼락이 떨어진다. 기류국보다 훨씬 큰 은라국에서 예전의 세 배에 달하는 조공을 못 하겠다면 공주를 바치라는 것이 바로 그것. 몇 년 전, 기류국 세 공주 중 맏이였던 랑요공주가 은라국 황제와의 강제 혼례로 말미암아 자살한 전적이 있었기에 기류국 왕가는 난리가 나고 그에 기류국의 셋째 공주이자 미모로 칭송이 자자한 미연아휘는 몸이 약한 둘째 언니를 대신해 자신이 가겠노라 한다. 제 큰언니를 죽음으로 몰고 간 원수같은 황제 앞에서 미친년처럼 날뛰어 그 나라 기반을 흔들겠노라 결심하면서. 그러나 그런 결심도 무색하게 은라국으로 가던 와중 아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산적 떼에 의해 납치가 되고 어딘가 음울한 눈빛의 야수 같은 사내의 손에 끌려 사람 사는 냄새가 기분을 풍요롭게 하는 혈루당이란 곳에 도착한다. 어지러운 정국과 달리 행복한 느낌의 혈루당이 아휘는 마음에 드나 어차피 그녀의 처지는 은라국 황제와 거래를 위한 공물 중 하나, 언젠간 떠나야 될 처지였다. 그럼에도 자꾸 마음이 흔들리고, 그 중점에는 저를 납치한 주범이자 저를 여자로 보는 혈루당의 당주, 유문제류가 있었는데……. “늙은 황제고, 젊은 황제고, 나는 흥미 없어. 그리고 네놈과 놀아나 줄 정도로 깊은 정이 들지도 않았고! 꺼져!” “재밌군. 날 거부하는 여인이라니. 나로선 손해 보는 제안은 아니라 생각했지만, 귀하신 몸께서 자신을 능멸한다 여기니 나로서는 한 걸음 물러날 수밖에. 하지만 이런 식으로 행동하면 계속 날 자극할 테고 종국엔 돌이킬 수 없는 상황만 벌어지게 할 거야.” “무엄하다! 내가 너 따위를 신경이나 쓸 것 같으냐? 내가 왜 네놈 눈치를 보며 어쩔 줄 몰라 해야 한단 말이냐! 네가 자극을 받아 무슨 짓을 하든 말든 나는 언제든지 네놈에게 절대 굴복하지 않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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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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