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새빨간 열망

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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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쪽 이름은 봄날, 내 이름은 시호. 통성명도 했겠다 이제 좀 친해졌음 하는데…….” 정교한 조각처럼 섬세한 근육의 향연이 펼쳐진 몸매, 헝클어져 산발인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시퍼런 안광, 절정의 꽃미남이라 하기엔 나이가 좀 있으나, 어쨌든 심장이 철렁 내려앉을 만큼의 꽃미남. 다만, 문제는 외모가 아깝게도 성질이 별로인 백수라는 점. “빈민 구제하는 셈 치고 나랑 연애해 보는 건 어때?” “어릴 때 많이 맞았죠?” “그건 또 왜?” “많이 맞았을 것 같아. 매 버는 얘기만 하잖아요.” “너, 말귀 못 알아들어? 내가 너랑 연애해 보겠다는데 뭐가 불만이야? 이 정도 외모면 나쁘지 않잖아. 왜 그렇게 튕기는 거지?” “이봐요. 이건 튕기는 게 아니라고요. 튕긴다는 건 적어도 상대방에게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말이에요. 난 댁한테 손톱만큼도 관심이 없거든요. 무엇보다 당신의 그 찌질함을 결단코 묵인할 수 없어요! 절대! 네버!” “뭐? 찌질? 나, 참! 살다 살다……세상 살아가는데 이깟 옷이 뭐 그리 중요하다고. 나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괜찮은 사람일지도 모르잖아.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 내 손 잡아 둬.” “어디 한번 꼬셔 보시죠? 넘어갈 성싶나!” 아무리 남자에 굶었어도 결코 넘어갈 일이 없다고 확신했었다. 짝사랑에 가슴 아파했어도, 일에 치여 매일 바빠도 그럴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백수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그가 어느 날 뜻밖의 모습으로 그녀의 앞에 다시 나타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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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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