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우리가 빛나는 순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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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몰린 순간, 꼭 필요한 사람을 바에서 마주칠 확률이 얼마나 될까. 그것도 그 어떤 정보도 공개되지 않은 사람을 그림만 보고 우연히 알아보다니. "우연 감독님 맞으시죠?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 그 작품 만드신." "......!" "안녕하세요, 저는 스토리스퀘어의 서연재 팀장이라고 합니다." "......서연재요?" 이름을 듣자마자 남자의 다갈색 눈빛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매서운 눈길과 날선 말투가 제 온몸을 옭아매는 듯했다. 저를 아는 듯 냉정하게 말을 잇던 남자는 수수께끼 같은 말을 남기고 떠났다. "넌 하나도 변한 게 없구나, 서연재." "절 아세요?" "한번 잘 생각해 봐. 내가 누군지." 싸늘하게 돌아선 남자의 뒷모습이 이상하게도 서글퍼 보였다. 당장 쫓아가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다정한 색을 품은 시리고 쌀쌀한 남자. 그가 누군지 떠오르지 않아서....... * * * 하필이면이 거듭된 우연이 만들어 낸 결과. 현규는 더 이상 부정할 수 없었다. 인식하지 못했을 뿐, 자신은 늘 그녀를 가슴 속에 묻어 두고 살았다는 것을. 어느 날은 그리움으로. 어떤 때는 원망으로. 한 순간에는 이름 붙일 수 없는 미묘한 감정으로....... 그리하여 다시 마주한 순간. 그 애의 반짝이는 눈망울. 콧잔등을 살짝 찌푸리는 환한 미소. 강단 있는 모습 속 숨겨 둔 여린 모습까지 눈에 담는 순간 깨달았다. 자신이 서연재를 꽤나 그리워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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