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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치(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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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타인의 인생을 대신 살고 있는 것 같았던 남자 앞에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만 소유하고 싶은 여자가 나타났다. “너와 함께 하는 시간만이 유일한 내 인생이다.”-서현우 “난 날 책임져 줄 준비가 된 사람이 아니라, 날 사랑해줄 사람이 필요했나봐.”-한차영 “하지 마.” 단호한 음성과 함께 현우는 차영을 창가 쪽으로 거칠게 밀어 붙였다. 교실에는 단 둘 뿐이다. 복도도 고요하다. 차영은 마른침을 삼켰다. 전신이 긴장을 했다. 현우가 등 뒤의 커튼을 ! 소리와 함께 쳤다. 교실 안으로 새어 들어오던 빛이 차단되면서 일순 어두워졌다. 그가 그녀 쪽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서며 입술을 달싹였다. “기분이 이상해. 네가 나한테 그러면.” 현우는 묵직한 호흡을 내뱉었다. “그러니까 그만해. 한 번만 더 그러면 그땐 정말 가만히 안 둬.” 8년 후, 두 사람은 재회했다.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상상하지도 못했던 모습으로……. “부족해요? 그럼, 따따블! 아저씨, 제가 급해서 그래요. 마지막으로 좀 태워 주세요.” 만취해 인사불성인 사내를 데리고 남의 차 뒷좌석에 무단으로 침입한 그녀는 막무가내로 흥정을 했다. 그러더니 이내 혀 꼬인 목소리로 은밀한 통화를 시작했다. “응. 택시에 탔어. 이제 데리고 가서 어떻게 해야 하지?” ‘택시라니…….’ 들려오는 차영의 말에 조수석의 현우는 시트로 몸을 완전히 묻으며 한쪽 입꼬리를 슬며시 치켜 올렸다. “어디까지 벗겨야 하는데? 뭐? 다? 속옷까지? 어떻게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다 벗기냐…….” 부끄러운 척하면서도 은근히 좋아하는 말투였다. 목적지에 도착한 그녀는 만 원 짜리 한 장을 흔들며 쿨하게 말했다. “아저씨 거스름돈은 필요 없어요.” 차영이 사라지고 난 후, 현우는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었다. 그녀의 등장과 함께 떠오른 옛 기억에 그의 입가로 희미한 미소가 스쳤다. “훗, 여전하네, 한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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