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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뱌빗뱌빗

은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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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입 있어도 말할 수 없음이요, 뜨건 맘 있어도 표현할 수 없음이요, 빨딱 힘 있어도 쓸 데가 없음이로다. 청산이 좋아도 머리 깎을 생각 없고, 무릉도원 좋아도 딴 여자 생각 없고, 순결서 따위 쓴 너뿐인가 하노라. 어린 시절, 귀찮아 건넨 사탕 하나로 위소이에게 코 꿰인 류태왕. 묘하게, 심술 맞은 류태왕을 사탕처럼 녹이는 유일한 존재 위소이. 연애에, 순진한 위소이를 갖기 위한 류태왕의 ‘S’프로젝트 대공개! “류……, 류……, 태……, 왕?” “내 이름, 기억하긴 하는군.” 태왕은 고개를 오른쪽으로 꺾으며 갸웃거렸다. 그러나 그의 얼굴엔 잔인할 정도로 섹시한 웃음이 서려있었다. 여전했다, 웃는 모습은. “예전의 내가 아니야. 아무리 우리가 오랜 시간 동안 친구로 지내왔다고는 하지만 공백이 무려 6년이라고. 난 이제 열 살 먹은 초등학생도 아니고, 열일곱 살 먹은 여고생도 아니야. 그러니까 예의를…….” “알아. 네가 열 살 먹은 초등학생도, 열일곱 살 먹은 여고생도 아니라는 것쯤은. 조금 전에 내 눈으로 확인도 했고 말이지.” 태왕의 야릇한 시선이 소이의 치마 안, 허벅지 사이를 꿰뚫을 듯 지그시 응시했다. “헉! 신고할 거야! 의사가 환자를 성희롱했다고!” “기꺼이 당해주지.” 여전히 당당한 태왕이었다. 자신의 행동에 조금도 거리낌이 없고, 후회도 없다는 표정이었다. “처방전 받아가. 그리고 넌 내일 다시 와.” “다른 병원 갈 거야.” “미쳤어? 그 예쁜 걸 다른 놈에게 보여준다고?” “다시는 여기 오나봐라!” 소이는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검진용 꽃무늬 치마를 입은 채로 가방을 집어 들기가 무섭게 병원 밖으로 뛰어나갔다. “나한테는 진료 받지 않겠다고? 그래?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태왕은 약지로 앞머리를 쓸어내리며 씨익 웃었다. “사적인 진료에 들어가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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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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