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이름 없는 달

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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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전설이 남아있는 물의 왕국 덴,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덴의 유일한 왕자는 인육을 먹는 괴물이라 했다. 아름답다. 처음 보았을 때부터 그에게 느꼈던 감상은 여전하였다. 떠오르는 태양 아래의 그는 빛나고 아름다웠고, 달빛 내리는 창가에 서 있는 그는 바람에 펄럭이는 옷자락이 마치 날개같이 보여서 고귀하고 성스러워 보인다. “있지. 난 네가 누군지 알고 있어.” 홀린 듯이 바라보던 왕자의 입술이 다시 열린 순간 니젤은 몸을 움츠렸다. 인육이 없으면 절대 식사를 하지 않는다는 왕자가 자신을 알고 있다고 했다. 열일곱 해. 짧다면 짧은 인생이었다. 이대로 마감하기에는 매우 아쉬운 감이 있었지만 이렇게 된 일을 어떻게 하겠는가. 아쉬운 것이라면 다시 스승을 만나지 못했다는 것이고, 저 아름다운 얼굴을 다시 볼 수 없게 된다는 것이었다. 덜덜 떨면서도 조금이라도 그의 얼굴을 더 담기 위해 올려다보는 니젤을 보며 왕자가 활짝 웃었다. 죽는 순간에 가져갈 수 있을 만한 환하고 아름다운 미소였다. 그리고 다시 열린 왕자의 입술은 의외의 답을 냈다. “너 인어잖아. 그렇지?”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니젤은 왕자의 표정을 살폈다. 왕자는 그야말로 티 없이 환하게 웃으며 자신의 테라스 아래 불청객이 인어임이 분명하다는 표정으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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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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