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슈가웨딩케이크

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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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너머로 환호성과 박수소리가 들려온다. 침묵의 결혼식은 오백 년의 시간을 건너 오늘의 새로운 부부에게 이어졌다. 그리고 드디어 베일을 따라 올라가던 시선이 드디어 신부의 얼굴에 닿았을 때, 시간이 멈추었다. “…시발.” “미친…!” 눈이 마주친 순간 신랑들의 눈은 경악으로 번쩍 뜨였다. 내 신부는 어디에 있어! 아주아주 훌륭하고 행복한 날이었다. 오늘은 세상의 어떤 사람도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하며 행복을 빌어줄 만큼 따뜻하고 아름다운 날이었다. 정말로, 두 사람을 제외한 모두에게 완벽한 날이었다. 태어났을 때부터 소꿉친구였지만 살아온 나날만큼 서로를 씹어 먹고 싶어 하는 두 사람이 파혼은 글러먹었으니 쇼윈도 부부라도 되 보자고 발버둥 치지만 아일라드의 표현에 의하자면 ‘빌어 처먹을 것’이라는 순결의 서약에 의해 그마저도 결국 파토 난 뒤 서로를 못 씹어 먹어 안달하다 한 번 해보자는 놈과 억울해서 그건 안 되겠다는 놈이 역시 다시 씹어 먹으려고 엎치락뒤치락하다 결국 코 꿰이는 이야기이고 ↓ 이런 애들이 나옵니다. 데메일 슬레니 크라이브(23세) 제국3황자. 백금발 금안, 큰 키에 예쁘장하게 잘생긴 얼굴에 상대가 (아일라드만 아니라면) 누가 되었든 매너가 훌륭하여 굉장히 인기가 많다. 이도 저도 아닌 위치이지만 인기만은 특출해서 견제의 대상이 된 순간도 있었지만 이후의 행보들로 자연스럽게 잘생기고 인기 좋을 뿐인 황자로 인식된다. 미래의 배우자를 위해 10대에 이미 “순결의 서약”을 마친 낭만파로 여자들에게 환상종으로 취급당하고 있다가 결혼 후에는 환상종 그 자체가 되었다. 아일라드 제르만(23세) 제르만 대공의 장남이자 후계자. 흑발벽안의 귀공자로 데메일과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다시피 했지만 어느 기점으로 사이가 극단적으로 나빠지게 되었다. 긴 다리와 날씬한 몸, 맵시 있는 옷매무새와 우아한 말씨로 뭇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역시 무언가의 환상종 취급을 당했다(데메일보다는 현실의 남자라는 평). 여자친구가 없던 날이 거의 없어 현실적으로 여자친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항상 열려 있는 것은 이쪽이었지만, 결혼 후에는 그냥 평범한 환상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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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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