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내 가슴에

로맨스고요한 내 가슴에

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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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현은 단 한 번도 아린을 친구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녀와 두고두고 친구를 할 생각 따위도 없었고, 한 번도 그녀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헌데 오늘 낮에 느꼈던 그것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치현은 이 모든 혼란스러움이 너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자신의 신체 탓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자꾸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을 생각하고, 품어서는 안 될 마음을 품는 거다. “오늘 낮에 있었던 일은 잊어줬으면 좋겠어.” “벌써 잊었어.” ‘잊었다’는 말이 이렇게 가슴 아픈 것이었구나! 치현은 아린의 가녀린 목덜미를 거슬러 올라가 미소 짓고 있는 입술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는 시선을 바로 잡아 내렸다. 스무 살, 활활 탈 만큼 뜨거운 청춘이 죽어나가듯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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