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11월의 비

정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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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내가… 현규씨 내가…” 그는 내 욕망을 알고 있었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는 나의 몸을 빙그르르 돌리며 침대에 누웠다. 우리는 서로의 몸에 결박된 채 자세를 바꿀 수 있었다. 자세가 바뀌자 느낌은 더욱 강렬해졌다. 그가 한 팔을 뻗어 내 가슴을 움켜쥐었다. “여… 영은아, 아… 잠…깐만…” 그가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나는 멈추지 않았다. 그의 욕망이 담긴 액체가 내 몸 속에서 폭발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단 한 방울도 놓치지 않을 것처럼 그를 받아들이고 싶었다. 자기 안에 갇혀 살고 있던 남자, 최현규. 그가 자유로워지길 바라는 여자, 송영은 첫 만남은 무례했고, 황당했다. 그런데도 자꾸만 그의 눈빛이 마음에 걸렸다. 햇살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햇살을 타고 넘어든 창가의 바람 탓이었는지. 비아냥거리는 그 눈빛은 분명 슬퍼 보였다. 그리고 우리는 어느 한쪽도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이상한 연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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