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핀 자리

로맨스동백꽃 핀 자리

서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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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저 아이 때문이야! 재수 없는 애가 태어나 모든 게 엉망이 되었다고!” 저주받은 팔자. 재수 없는 아이. 전생의 업보. 집안을 망하게 했다며 어릴 때부터 지독하게 미움받았던 도경. 어느 날 눈을 떠 보니 과거 혜명 윤씨 가문의 고명딸이 되어 있었다. 부강하던 혜명 윤씨 가문을 몰락의 길로 이끌었다는 그 ‘윤도경’으로. 도경은 충성하던 왕실에 버려져 멸문당하는 일을 피하기 위해 윤씨 집안과 대립하던 예성 채씨 가문 종손에게 혼인을 요구하는데. - “저는 예성 채씨 가문의 종부 자리를 원합니다.” 결자해지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 몇 번을 생각해도 다시없을 좋은 수였다. 예성 채문의 종부가 되면 혜명 윤씨 가문의 멸문을 피할 수 있을 테고, 윤도경의 업이 풀려 현대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좋소.” 채재헌은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내주지, 그 자리.” 긴장으로 인한 도경의 열기가 무색하게도, 한 줌 성의 없이 냉조만이 담긴 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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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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