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십자가

김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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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신은 인간을 위해 십자가를 졌대.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궁금했어. 그렇다면 인간의 사랑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고객님은 어때? 사랑하는 엄마를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어?” “사람도…….” 사람도 죽일 수 있어요, 나. * 지지리도 궁상맞은 삼류 건달 남수호. 작은 조직을 이끌며 장기 밀매를 알선해 온 그는 불행하기가 가장 쉬웠던 한이서를 만난다. “착수금은 오백. 지금 당장 배를 가를 수도 있어요. 우리 엄마한테 맞는 신장만 찾아 준다면.” 이서는 자신의 신장을 줄 테니 어머니와 맞는 신장을 구해 달라 요구하고, 이서의 무모한 용기는 수호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러는 한편, 태경은 자신의 약혼녀를 위해 이서에게 접근하기 시작하는데……. ‘자신을 다 내어주는 한이 있더라도 지켜야 하는 무엇. 그 여자에게는 그게 있어. 엄마, 그게 사랑은 아닐까? 그렇다면 내가 품은 이 감정은 뭘까.’ 받은 적이 없기에 주는 법을 모른다. 사랑의 폐단은 이로부터 파생된다. 주는 방법을 모르는 이에게도 공평하게 찾아오니까. “내가 보여 줄게. 인간이 할 수 있는 사랑의 끝을.” 사랑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그때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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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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