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의 그림자

로맨스11년의 그림자

김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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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친구라는 이름으로 그의 곁에 머물렀지만 이젠 서서히 지쳐갑니다. 오랜 시간 간직했던 가슴시린 짝사랑을 이젠 접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채서영- 11년 동안 친구라는 이름으로 함께 했던 그녀가 마음을 흔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녀가 여자로 다가오는 걸 막을 수가 없습니다. -송윤후- “자고 갈까?” “웃기시네! 택시 불러 타고 가. 대리운전을 부르던지.” “왜? 네 말대로 우린 서로 이성으로 보지도 않잖아?” 그가 야릿한 표정을 지으며 장난 섞인 말투로 말했다. “그, 그게 무슨 상관이야?” “너 말을 더듬거리는 게 수상해. 혹시 나를 남자로 보고 있는 거 아니야?” “우, 웃겨. 자꾸 이상한 소리 하려면 당장 나가라.” “안하면 자고가도 되고?” 서영은 짓궂은 얼굴로 약 올리는 윤후를 매서운 눈으로 쏘아보았다. “나 점점 화나기 시작하니까, 그 쯤 하는 게 네 신상에 좋을 거다.” “뭐얼?” “너, 너 자꾸 그러지 말라고 했지?” 서영의 외침에 윤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의 시선은 지금 오로지 그녀의 붉은 입술로 옮겨져 있었다. 저 입술이 꿈속에서 얼마나 황홀한 키스를 안겨 주었던가. 맛보고 싶었다. 얼마나, 달콤한지 꿈이 아닌 현실에서 한입에 꿀꺽 삼켜버리고 싶었다. 윤후는 한참동안을 서영의 얼굴을 욕망에 가득 찬 그리고 뜨거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손가락으로 그녀의 눈, 코, 분홍색 빛의 두 볼, 마지막으로 마구 탐하고 싶은 입술을 훑어 내렸다. 그리고 엄지손가락으로 그녀의 아랫입술을 살며시 문질렀다.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그녀는 심장박동수가 빨라지면서 숨이 가빠 오르기 시작했다. 얼굴이 달아오른 그녀가 손으로 그의 가슴을 밀쳐보았지만,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야, 야 너 뭐하는 거야? 저기 비켜.” 그 순간이었다. 떨리는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며 결국엔 참지 못한 그의 입술이 결국 그녀의 입술위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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