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주의 여인

로맨스문주의 여인

최기억

12

- 떨어지는 낙엽과 같은 사랑일 거라 생각하였나이다. - 돌아서면 이 떨리는 마음 또한 사라질 줄 알았나이다. - 그래서 숨을 죽였나이다. - 그래서 몸을 낮췄나이다. - 내 사랑으로 인하여 당신께서 흔들릴까 봐. - 이 못난 나로 인하여 당신께서 아파하실까 봐. - 그래서 그랬나이다. -허니 시린 그 눈빛만은 거두어주시옵소서. 짧은 화의 독백, 화의 마음. 가슴 시린 그녀의 눈물과 함께 떨어지는 서러운 속삭임. 사람을 인식할 때부터, 걸음마를 배울 때부터 함께한 그분. 그분을 위해서 목숨이라도 내놓을 수 있으나, 심장을 드릴 수는 없는 그녀. 고구려 최고라 칭하는 권룡문의 문주를 사랑하는 죄로, 문주를 지키겠다 약조한 선대문주에 대한 예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그녀, 화. 그분에 대한 사랑은 부질없는 것이라 자신을 누르며 곁을 지킨 이십 년! 이젠 그를 향한 이 사랑을 보여야 할 때인 것 같다. 자신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 본문 중에서 “권룡문? 문주를 지키는 것? 네가 감히…… 네가 감히…….” 부들부들 떨며 외치는 무영의 상태가 심각해 보여 화의 눈꼬리가 가늘어지고 말았다. ‘미쳐가는 것인가!’ 한꺼번에 너무 많은 무공을 사용하면 주화입마에 빠져 정신이 미친다는 걸 들었기에 화는 무영이 지금 그런 상태란 걸 느낄 수 있었다. 거친 호흡과 머리를 흔들며 다가오는 무영 때문에 화의 몸이 긴장으로 뻣뻣하게 굳어지고 말았다. ‘저런 자를 내가 이길 수 있을까.’ 자꾸만 떨리는 몸에 힘을 주었지만, 그가 다가오면 올수록 떨림의 강도는 더 심해졌다. 그런 화의 떨림이 유랑의 손바닥으로 통해 전해져 오자 그가 그녀를 뒤에서 꼭 안으며 속삭였다. “함께하자.” “문, 문주님.” “후회했다. 너를 홀로 보낸 나를 탓했다. 그러니 이젠 함께하자. 이대로 죽더라도 같이 죽자. 그럼 나도 후회란 놈과 싸우지 아니 해도 된다. 그렇게 하자.” 힘없는 그의 말에 화의 뺨으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리고 말았다. “약한 모습을 보이지 마십시오. 당신은 권룡문의 문주십니다.” “그렇기에 지난 세월 너를 가슴에 품었으나 입을 닫고, 눈을 가렸다. 이 뛰는 심장을 모른 척 하며 그리 살아왔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니 하고 싶다. “제발…….” ‘흔들지 마세요. 죽을 것 같은 저를 흔들지 마세요.’ “함께하자.” “문주님…….” 두 팔을 휘저으며 다가오는 무영으로 인해 화의 몸이 움찔거렸지만, 유랑 때문에 뒤로 물러설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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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빠 하나, 아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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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표님이 이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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