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꽃무릇

이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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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검가 가주의 질녀이자 비호영의 십부장 자리가 내정된 여원. 부모 덕에 그런 자리를 꿰찼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은 여원은 처음으로 맡은 임무를 완수해 실력으로 임명되었다고 확인을 받으려 하나, 뜻밖에도 그곳에서 눈이 시리도록 새하얀 옷을 입고 두 눈을 흰 천으로 가린 사내와 조우하게 된다. 그리고 사내에게 자신이 지켰어야 할 연판장을 빼앗긴 여원은 사내의 정체가 백염마왕이라 불리는 살수임을 뒤늦게 알게 된다. 어떻게든 연판장을 되찾고자 하던 여원은 백염이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적련방에 접근하고자 무희로 가장해 춤을 추며 적련방의 방주에게 가까이 접근하고 뜻하지 않은 일로 그의 도움을 받으면서 혈향이 아닌 연향이 나는 회색눈의 적련방 방주, 하반에게 흥미를 느끼게 되는데……. “감추고 싶은 게 무엇이지? 네가 평범한 무희가 아니라는 것, 아님 누군가를 몰래 찾고 있다는 것?” “그리 깊은 통찰력이시라면 제가 누구를 찾는지도 아실 텐데요?” “누구를 찾는지보단 왜 찾는지가 더 궁금한걸.” “제가 찾는 이가 맞는지 확인하기 전엔 말씀드릴 수 없답니다.” “네가 찾는 이가 적련방에 있다면 내게 말해도 좋을 것이다. 내가 그곳의 방주이니.” “백염이란 자객을 찾고 있습니다. 돌려받아야 할 물건이 있으니까요.” “상인에게서 자객을 찾다니 어불성설이군.” “상인이면서 자객단을 거느린 방주가 더 기괴해요.” “후후, 기괴하다라……. 내게 대놓고 그리 말하는 이는 네가 처음이다.” “저는 단지 부유한 상인이 그런 자객단을 거느린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아 드린 말이에요.” “그뿐이더냐?” “물론 그 눈을 보고 그런 생각도 했지만……그러나 아름다운걸요.” “아름답다?” “달빛을 닮았어요. 차갑고 조금 슬프기도 한. 자객단의 단주가 가져야 할 잔인한 눈은 아니죠. 물론 이재에 밝은 상인의 눈도 아니에요. 뭔가 많은 얘기를 담고 있을 것 같은 눈이에요.” “역시 어린아이로군. 그 풍부한 감수성과 상상력이라니.”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돋는 꽃, 한 몸에서 피지만 잎과 꽃이 영원히 만날 수 없기에 이별을 부르는 꽃이라 불리는 꽃무릇. 꽃무릇처럼 처연하도록 붉은, 서로 닿을 수 없어, 애틋한 그런 사랑 이야기가 지금부터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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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빠 하나, 아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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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표님이 이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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