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 듯 말 듯

로맨스보일 듯 말 듯

이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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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민 씨?” “누구세요?” 어두운 골목, 뿌연 가로등 불빛. 정민에게 보이는 건 훤칠한 키의 검은 실루엣뿐이었다. 저벅저벅. 발소리만 가까워지는데 이 남자, 가까이서 보니……. “지…… 지서준……!” 대한민국 톱배우 지서준이 날 캐스팅하라며 내 집 앞에 나타났다. 가로등 빛 사이로, 그 톱배우가 웃었다. “오늘은 알아보네.” ‘……오늘은 알아봐? 오늘은?’ 머리는 복잡하고 속은 시끄럽고. 알 수 없는 말까지 난무하는데, 드르륵, 맞은편 집에선 창문까지 열렸다. 어두운 골목에 대책 없이 찬란한 그를 보며 정민은 대문을 열어버렸다. 그때부터였을까. 그녀가 그에게 말리게 된 것은. 암소공포증 작가 정민과 그녀에게 다가온 찬란한 빛, 서준. 우리는 서로의 무대에 서로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우리의 첫 만남은 언제부터였을까? 어제? 그제? 아니면, 그보다 오래전? 두 사람이 들려줄 아직은 보이지 않는 이야기. -보일 듯 말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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