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무지렁이

마뇽

10

반반한 미모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도성에서 돈깨나 있는 부자들에게 사기를 치며 살아가던 이령. 평생 남들을 속이면 속였지, 자신은 절대 속지 않으리라 다짐했는데 철석같이 믿었던 패거리에게 배신을 당해 관군에 붙잡히고 만다. 남은 건 곤장과 옥살이뿐인 그녀 앞에, 마지막 한 줄기 빛 같은 사내가 나타났으니…… “제발 절 살려 주시어요!” “그러면, 내 색시가 되어 주겠다는 거요?” 이령은 마지막으로 이 곰 같은 사내를 이용하기로 한다. 그런데…… 무지렁이 사내의 아래에서, 어쩌다 이령 자신의 몸이 지렁이처럼 꿈틀거리고 있단 말인가. 분명 그 사내가 모아 놓은 돈만 챙겨서 떠나려고 했는데, “들어……오시어요…….” 뺨까지 붉혀 가며 제 스스로 저고리의 고름을 풀게 된 연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타고난 사기꾼 이령과 순박한 사내 무지렁이의 비밀 가득한 한 이불살이, <무지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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