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결혼해요, 우리

로맨스어서 결혼해요, 우리

채은호

458

설 명절을 하루 앞둔 그날. 고단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채윤의 집 앞에 부모님이 먼저 보내신 명절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채윤 씨 남편입니다. 한준서입니다.” 너무나 갑작스러워 황당한 선물. 조건도 완벽했고, 외모와 가치관이며 하는 짓까지 채윤의 취향에 꼭 들어맞는 게 수상하게 여겨질 정도였다. 그러나 채윤은 누굴 만나거나 결혼할 생각이 없었다. 결혼은 잃을 확률이 훨씬 큰 도박― “준서 씨는 왜 그렇게 빨리 결혼하려고 해요?” “……좋을 거 같으니까요.” “막상 결혼했는데 안 좋으면 어떡해요?” “좋을 겁니다, 채윤 씨.” 그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다. “서로 사랑하고 내 몸처럼 아끼면 안 좋을 수가 없습니다.” “주례사예요?” 그가 귀엽게만 보인다. 하룻밤을 보내도 좋을 만큼. 며칠을 함께 보내도 좋을 만큼. 그리고……. 채윤의 몸에 아슬아슬하게 닿아 있던 그의 손가락이 어느 순간 움찔하고 물러났다. 옆구리에 붙어 큰 몸을 웅크리고 꿈지럭거리는 따뜻한 생물체가 싫지 않았다. 그의 온도는 초침 소리가 늘어날수록 더욱 포근한 느낌이 되어 갔다. 겨울이니까. 채윤은 가슴 위에 손을 모은 채로 잠깐만 하고 눈을 감았다.

감상평 쓰기 작품목록 보기

0/200byte

※ 청소년 유해매체를 의미하는 내용 (음란한 내용의 게시글, 선정성, 폭력성 등) 의 댓글이나 무관한 댓글, 스포일러, 악플은 경고조치 없이 삭제되며 해당 사용자 아이디에 따른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체 감상평 (2)

  • ja***29

    ㅎㅎㅎ 재미있어요~~~^

    2021-10-09

  • js****17

    결혼은 얼떨결에 하는것 같아요.그 시기 넣치면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 임자 나타날태 냉큼하세요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

    2021-10-09

1
1 21세기 의사의 황궁 생존기
26
2 대표님의 삐뚤어진 사랑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