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마음에 실은 사랑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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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사랑하게 된 여자가 죽었다. 사랑을 잃은 아픔에,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 강릉으로 떠난 경욱 9년 동안 마음속에 간직한 사랑이 끝났다. 딴 여자의 남자가 된 사랑 고백도 못 한, 제 사랑을 위로하고자 강릉으로 떠난 가영 7년이 흐르고, 강릉에서의 생활은 경욱과 가영을 남녀 사이로 만드는데…… 입술과 입술이 부딪치고 튕기듯이 경욱의 얼굴이 들리면서 입술이 떨어졌다. 놀란 두 사람의 눈빛이 엉켰다. 놀라움으로 서로를 직시하던 눈빛에 몽롱함의 기운이 스며들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쳐다보던 경욱과 가영은 취기와 욕망의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경욱은 천천히 고개를 숙였고, 가영은 눈을 감으며 키스를 받아들였다. 부드러운 입술과 입술이 자석이 끌리듯 붙었다. 서로의 영원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두 눈을 감고 감미롭게 입술을 음미하는 경욱과 가영은 달콤한 희열에 잠식되었다. 경욱은 가영을 끌어안으면서 더욱 깊이 입술을 탐했다. 이 순간 전만 해도 가영을 여자로 봤던 적이 없었는데 이상하게도 지금 이 순간 가영이 여자로 다가왔다. 놓고 싶지 않았다. 더욱더 가영을 느끼고 싶은 충동적인 마음을 가누지 못했다. 젤리처럼 말캉말캉한 입술을 간질이듯 빨며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혀를 밀어 넣었다. 가영이 숨을 훅 들이마시며 얼어붙는 걸 느낀 경욱은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 가영을 어루만져주었다. 서서히 긴장이 풀리는 가영은 혀를 옭아매며 감미로움을 불러일으키는 경욱에게 매달렸다. 타액이 섞이면서 짜릿하고 뜨거운 화학반응이 터지자 거센 파도가 일렁이는 것처럼 욕망의 호르몬이 두 사람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육체의 열기는 기본 체온을 한참 넘어서 뜨거워졌고, 이성은 마비되어 본능의 욕망만이 들끓었다. 취기에 흡수되어버린 영혼을 삼키듯 경욱은 가영을 집어삼켰다. 경욱이 입술을 떼자 가영은 눈을 떴다. 갑작스러운 사고 같은 키스였지만 가영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렇게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키스는 처음이었다. 마음은 모르겠지만 욕망이 넘쳐나는 키스인 것만은 사실이었다. 생소한 느낌이 머리서부터 발끝까지 전해졌지만 위험할 정도로 달콤한 느낌을 뿌리치지 못했다. “우리 오늘 같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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