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메르헨의 비밀

루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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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세계, #평행우주, #차원이동, #오메가버스, #삽질물, #일상물, #힐링물, #달달물, #잔잔물, #현대물, #동거/배우자, #첫사랑, #다정공, #미남공, #사랑꾼공, #절륜공, #집착공, #짝사랑수, #상처수, #내적갈등수 서담은 친구인 세하를 오랫동안 짝사랑해 왔다.어느 날, 세하의 결혼 소식에 서담은 평정심을 잃고 동요한 채 운전하다 차 사고가 나고, 그대로 평행 우주로 이동한다.“너랑 나랑 결혼했어. 두 달 전에.”사고 후 병원에서 눈을 뜬 서담에게 알파인 세하가 나직한 목소리로 달콤한 말을 속삭인다.자신만을 사랑해 주는 한없이 다정한 세하.서담은 왈칵 터져 나오는 눈물을 막을 수가 없다.세하가 말하는 ‘서담’이 자신이 아닌 것을 아는데도, 서담은 욕심이 난다. * * * “남편분께서 환자분 걱정 많이 하셨어요.”“남편이요? 남편?”서담은 제 귀를 의심했다. 남편이라니. 황당해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허. 짧은 바람 소리만 터져 나왔다. 아무래도 간호사가 무언가 단단히 착각한 모양이다. 서담은 슬쩍 몸을 내려다봤다. 이리 봐도, 저리 봐도 도저히 여자로 착각할 만한 몸은 아니었다.“네, 아까 오전에 급하게 의사 선생님을 찾으시던데. 혹시 무슨 일 있으셨어요?”간호사가 몇 마디 더 덧붙였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랑 헷갈렸거나, 그것도 아니면. 서담은 주위를 돌아봤다. 몰래카메라일 수도 있다. 서담은 혀를 차곤 몸에 힘을 풀어 베개에 기댔다. 서담은 태연하게 간호사에게 물었다.“제 남편이 누군데요?”“그…….”간호사는 당혹스러운 얼굴로 말을 잇지 못했다. 서담과 제대로 시선도 못 마주치고 안절부절못하는 게 안쓰러울 정도였다. 서담은 머리를 긁적였다. 문을 계속 힐끗댔지만 조금의 미동도 없이 굳게 닫혀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이 맴돌았다. * * * “질투해?”머릿속으로만 생각한다는 게 그만 입 밖으로 튀어 나갔다. 세하의 미간이 더욱 깊게 파였다. 서담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아니, 그러니까, 그게 아니라…….”당황해서 어떻게든 수습하려는데 세하의 입에서 묵직한 한숨이 새어 나왔다. 서담은 어깨를 움찔거렸다. 아무리 이곳의 세하가 자신을 좋아한다고는 해도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세하가 허리를 훅 숙였다. 잘생긴 얼굴이 점점 다가왔다. 어깨가 절로 움츠려졌다. 나무 향이 진득하게 풍겼다. 세하는 서담의 눈을 빤히 쳐다보며 곧장 다가오다 코앞에서 비껴 서담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귓가에서 뜨거운 숨이 느껴졌다.“어. 질투했어.”낮게 으르렁거리는 목소리에는 진득한 소유욕이 가득했다. 서담은 입술을 말아 물었다. 목덜미까지 홧홧하게 열이 올랐다. 하마터면 목소리만으로도 설 뻔했다. 서담은 얌전히 두 손을 모아 허벅지 위에 올렸다. 세하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다시 휠체어를 밀었다. 입술을 깨물어도 봤지만 자꾸만 헤실헤실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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