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악처가 떠나간 후

로맨스그 악처가 떠나간 후

홍희수

113

“나는 그 여자를 내 아내로 생각하지 않아. 단지 사람들 이목 때문에 그런 것이지.” 블랜트 공작가의 악처 코넬리아 오딜 블랜트. 비록 단 한 번도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했지만, 그녀는 모든 걸 내려놓고 노력했었다. 자신을 천대하고 구박한 시어머니, 시종일관 무시한 하인들, 공작저를 제집처럼 드나들며 며느리처럼 구는 그 여자까지도 참아 가면서! 모든 건 오로지 남편, 에리히에게 아내로 인정받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긴 노력 끝에 돌아온 것은……. “공작께선 아르젠 영애와의 혼인을 원하신다. 그러니 이제 당신만 사라지면 돼.” 바로 남편의 배신과 아이의 죽음. 절망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끊은 순간. 코넬리아는 7년 전, 아이를 임신한 때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엄마가 반드시 너를 지켜 줄게.’ 남편에게 이혼을 제안한 그녀는 생각지도 못한 대답을 듣게 되는데……. “우리 사이에 아이가 생긴 이상, 이혼은 못 해 준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달라진 남편의 태도. “왜 그러십니까? 선물이 마음에 안 드십니까?” “걱정되어서 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자신이 좇던 태양은 허상일 뿐이었다는 걸 이제는 알고 있기에. ‘그러니 이제 끝낼 거야. 악처 코넬리아로 살았던 시간을.’ 머지않은 날 공작저를 떠날 것이다.

불러오는 중입니다.
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