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나를 파멸시킬 그대에게

라치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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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향 로맨스 판타지 게임, <구원> 속에 빙의했다. 비록 조연이지만 기품 있고 아름다운 귀족가의 막내 따님이었다. 안락한 환경과 따스한 가족들의 사랑 아래, 막 행복해지려던 찰나. 이 세계관의 최고 흑막이 그녀의 삶에 마지막 종말처럼 스며 왔다. “이렐 엘로랑스.” 바르칸 하 마쉬. 자신의 첫 아내를 죽이고, 가문을 멸망시킬 악당. 치명적인 독을 품은 양귀비꽃 같은 남자가 오싹하게 웃으며 청혼해 왔다. “첫눈에 반했어요. 부디 나와 결혼해 주시길.” ……맙소사. 그의 손에 죽임당했다는 첫 아내가, 설마 나였어? “미안하지만 내가 그대에게 완전히 눈이 돌아 있어서.” 악마보다 더 지독한 남자가 가증스럽게도 애틋한 척 속삭였다. “만약 청혼을 거절당하면, 난 너무 속상해서……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겠네요.” 머리 위에는 [호감도 –18]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치를 단 채로. 게임을 이미 플레이해 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만약 그를 거절하면, 어떤 엔딩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지. 그러니 어떻게든 막아내야 했다. 그가 곧 불러일으킬, 자신의 파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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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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