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상승곡선

밀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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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코피 나는데." "…예?" "피 난다고." 여름이 체육복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백호에게 건넸다. 백호는 빳빳하게 다림질된 베이지색의 손수건을 보았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여름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그제야 역광으로 잘 보이지 않던 얼굴이 제대로 시야에 들어왔다. 또래 사내자식들답지 않게 깨끗하고 흰 피부가, 웃음기 하나 없는 둥그런 눈매가, 단정하게 자리 잡혀있는 콧대가, 일자로 다물어져 있는 붉은 입술이. 여름의 모든 것들이 슬로모션처럼 차례대로 눈 안에 박혀 들었다. 청량한 바람이 불어와 운동장에 서 있는 여름의 머리카락을 흔들었다. 여름에게서 나는 향긋한 향이 바람을 타고 넘실댔다. 그리고 그 바람은, 백호의 일렁이는 마음도 흔들었다. *** 무심하기 짝이 없고, 눈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고등학교 2학년 '최여름'. 그런 여름에게 첫눈에 반한 '백호'는 여름의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팔자에도 없는 짝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파릇한 식물의 싱그러움과, 고양이 꾹꾹이 같은 귀여움이 공존하는 두 남학생의 초록빛 연애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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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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