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수궁기담

달토끼

13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사냥꾼의 손에 부모를 잃고 마을의 촌장 집에서 더부살이하는 ‘아희’. 원래는 음을 상징하는 토끼건만, 이상하게도 태어날 때부터 양기가 흘러 마을에서 묘하게 배척받는다. 아희가 100살이 되던 날, 마을 주민들은 그녀를 용왕의 제물로 공양하기로 한다. 현 용왕인 현겸은 태어날 때 있었던 사고로 인해 어머니를 여의고 심장이 좋지 않다. 그런 그를 위해 온갖 좋은 명약을 찾아 헤매던 별주부는 양기가 넘쳐난다는 토끼의 이야기를 듣고 그 아이를 현겸에게 바치기로 한다. 천궁에서 소란을 일으켰다는 죄목으로 내쫓겨 천계 북쪽에 있는 호수에서 은둔하던 현무, ‘명’은 삶의 지루함과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지상으로 암행을 나간다. 명은 그곳에서 울고 있는 토끼 아희를 발견하고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 명은 그녀가 곧 용왕에게 산 제물로 바쳐질 것을 사실을 알게 되자 그녀를 몰래 자신의 처소로 데려간다. 뒤늦게 아희가 누군가에 의해 납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용궁은 발칵 뒤집히고, 현겸은 당장 토끼를 찾아내라고 사람을 푼다. 그 사실을 모르는 명과 아희는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되는데……. 미리보기 “살려주세요!”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에 남자의 얼굴이 어리둥절해졌다. “살려 달라?” “제발 살려주세요! 괴물, 괴물이 나타났습니다!” “괴물……? 아무것도 없지 않으냐.” 그녀의 하소연을 괴이쩍게 받아들였는지 뚱한 얼굴을 한 그에게 아희는 황급히 말을 이었다. “이, 있었습니다! 분명, 배, 뱀의 머리를 한 커다란 거북이 같은 형상의 괴물이…….” 조금 전의 끔찍한 형상이 떠오른 건지 소스라치게 몸을 떨며 고개를 거세게 휘젓는 아희를 멀거니 바라보던 남자의 얼굴에 난처한 기색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건, 난데.” 남자의 말을 들은 아희의 눈이 다시금 커졌다. 더 이상 창백해질 수 없을 만치 하얗게 질려 백짓장이 된 얼굴로 몇 번이나 입을 뻐끔거리던 아희의 입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터졌다. “꺄아아아아아아악!” 남자가 뭐라고 할 틈도 주지 않고 아희의 작은 몸은 혼절했다.

불러오는 중입니다.
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