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뜨겁지 않은 사랑

문사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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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의 쓰라린 기억에 연애를 쉬고 있던 유진. 소개팅인 줄도 몰랐던 자리에 나타난 웬 남자가 어딘가 모르게 낯이 익다. “차유진 대리님? 더 멋있어지셨어요. 꼭 한 번 보고 싶었습니다.” 준혁은 기억도 나지 않는 4년 전 얘기를 들먹이며 그녀의 잔잔한 일상을 조금씩 깨뜨리기 시작하고. “내 속도에 맞출 필요는 없으니까. 끓는점이 다를 뿐이니까, 우리는.” 뜨겁지는 않더라도 따뜻하게. 완전하지는 않아도 온전하게. “웃을 때 얼마나 예쁜지 모르지.” “웃을 때만?” “이렇게 벗겨 놓으면 더 예쁘고.” 결국 유진은 어느새 몸도, 마음도 서서히 그에게 얽혀 버리고 마는데. “어딜 봐, 여기 봐야지. 유진아. 이렇게나 좋아하면서.” *** [본문 발췌] “이기고 싶어, 오늘은.” 준혁의 눈이 묘하게 휘었다. 꿈에서 봤던 여자가 자신을 또 놀려 대는 듯한 느낌에, 손을 올려 여자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옆으로 길게 늘여졌던 여자의 입꼬리가 제자리로 탄성을 찾더니, 위아래로 벌린 입술 사이로 달뜬 숨을 뱉어 냈다. “하……. 누구 맘대로.” “읏! 으응, 아…….” 정말 지지 않겠다는 기세로, 남자가 거세게 허리를 올려붙였다. 살이 찰박찰박 부딪치면서 파도 소리를 만들어 냈다. 머릿속에 머물던 갖가지 생각들이 그 움직임에 조각나서는 텅텅 비워졌다. 그야말로 눈앞이 파도처럼 하얗게 부서졌다. 무슨 소리를 내뱉는지, 자신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도 잊어버리고, 남자가 움직이는 대로 몸을 낭창거리던 여자의 몸이 가늘게 떨리더니 준혁의 몸 위로 흐느끼며 쓰러졌다. “봐. 또 혼자만 벌써.” 쓰러진 여자를 품에 안고 땀으로 젖은 여자의 머리에 입을 맞추면서 관자놀이에도 입술을 붙였다. 모든 걸 놓아 버린 듯 느른해진 여자의 표정과는 달리, 아래가 여전히 뻐금거리며 남자의 몸에 달라붙어 왔다. “하아…… 진 거 아냐.” “그래. 내가 이겼을 뿐이야.” “읏, 아! 거긴 또, 왜……. 아으.” “절대 넌 나 못 이겨.” “아, 으읏…… 흐응.” “여기 내가 들어가 있을 때는.” <작품 키워드> 현대물, 고수위, 재회물, 직진남, 다정남, 상처녀, 순정녀, 잔잔물, 달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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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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