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37.2-쾌락의 온도

복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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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짝 친구인 재열의 스카우트로 소돈F&R에 입사한 정은. 오래전에 봤던 재열의 동생 무열을 만나게 된다. 말이 친구 동생이지 풍기는 분위기가 압도적이어서 인사조차 제대로 해 본 적 없다. 그는 소돈F&R 기획본부의 본부장. 정은으로서는 매일 얼굴을 봐야 하는 상사인 것이다. 친절함은커녕 예의라곤 찾아볼 수 없는 무열에게 그녀는 괘씸함을 느낀다. “채정은 씨, 오픈마켓 총괄 자료, 오늘 중으로 가능합니까?” 어찌나 공적이고, 어찌나 사무적인지. 그에게 친구 동생이라는 생각, 아니, 기대 같은 건 버리게 됐다. 고통으로 끝난 짝사랑. 무열은 정은에게 잔인할 정도로 아팠던 첫사랑의 기억이다. 오래전 일이라 말할 수 있는. 그런 그녀가 피할 사이도 없이 가슴으로 뛰어들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아픈 첫사랑의 잔재가 아니다. 스물서너 살의 그녀와는 비교할 수 없이 아름다운 서른세 살의 정은이 심장을 찔러 댄다. 냉정하기만 한 무열과 그런 그에게 괘씸함과 서운함을 동시에 느끼는 정은. 가을비가 내리는 금요일 밤. 어렴풋하게 무열의 마음을 눈치챈 정은은 그와 함께 술을 마시며 억눌린 얘기를 쏟아붓는다. 다음 날 아침, 정은이 잠에서 깬 순간 단조롭던 그녀의 일상이 곤두박질한다. 무열과 같이 잔 것이다. 블랙아웃 때문이라고 우기고 싶은데 지난밤의 일이 또렷하게 떠오른다. ‘한무열!’ ‘말해.’ ‘우리 사귈래?’ ‘나한테는 그런 농담 함부로 해선 안 돼.’ ‘키스하고 싶은 눈빛이네?’ 왕왕 울려 대는 기억들. 그 끝에서 무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같이 있자, 오늘.’ 필연 같은 하룻밤. 당황할 사이도 없이 정은과 무열은 그 하룻밤이 불러낸 ’뜻밖의 쾌락‘에 물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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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빠 하나, 아들 하나
2 황후무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