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백작가의 별관에는 악마가 산다

몽들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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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를 잃은 악마, 그것은 인간과 별다를 것이 없었다.” 지하 감옥에 갇혀 하루하루를 유린당하며 살아가던 어느 날, 그 애를 만났다. 자신도 불행 속에서 살아가는 주제에, 내게 바라는 모든 것을 주고 싶어 하던 그 아이는 제법 남자의 태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그에게 손을 내밀었던 건. * * * “날개를 되찾으면 무얼 하고 싶은가요.” “무얼 하고 싶으냐고…….” 바이올렛이 중얼거렸다. 그녀의 입이 다시 열리는 데에 긴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에이먼의 죽음은 직접 지켜보았고, 오웬마저 나의 손으로 직접 처리하고 나면…….” 바이올렛이 주먹을 쥐었다. 손에 쥐어진 꽃송이가 뭉개진다. “내게 무엇이 남을까.” 우그러진 꽃송이를 쥔 채로 바이올렛이 알브레히트를 바라보았다. “무엇이 남을 것 같니?” “…….” “나도 잘 모르겠단다. 날개를 되찾고 나면, 그렇게 해서 탐욕스럽게 모든 것을 없애 버린 뒤에는 무얼 할지…….” 바이올렛의 손에서 우그러든 꽃들이 후드득 떨어진다. 주먹을 쥔 손을 펴자 손바닥에 보랏빛 꽃물이 남았다. “그래서 악마가 인간을 좇는 걸까. 이 공허한 마음을 채우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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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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