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봐요, 김대리

로맨스먹어봐요, 김대리

오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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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났어요?” 단정하게 매여 있던 넥타이를 쭉 잡아 뺀 남자가 여상한 얼굴로 물었다. 지끈, 날카로운 통각이 머리를 가로질렀다. 서연은 가까스로 취기를 물리치고 주변을 살폈다. 몸을 받치고 있는 말캉한 침대와 최소한의 것들로 채워진 심플한 공간. 빠르게 눈에 들어오는 낯선 풍경에 심장이 철렁했다. 서연은 보자마자 이곳이 남자의 오피스텔임을 알 수 있었다. “그새 늘긴 늘었네. 예전엔 맥주 한 잔에 해롱댔는데 무려 소주 다섯 잔을 버틴 걸 보면.” “내, 내가 왜 여기에…….” “왜일까.” 그렇게 물으며 남자가 침대로 가만히 몸을 기울여 왔다. 서연이 반사적으로 다리를 접었다. 무릎만으로 기듯이 다가온 남자는 어느새 서연의 바로 앞까지 도달했다. “왜 김대리가 지금 내 침대에서 이러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묻는 남자의 눈이 음습했다. 침대. 그 단어에 본능적으로 아랫배가 조여들었다. “아무래도 제가 술 취해서 민폐를 끼친 것 같네요, 상무님. 그럼 전 이만…….” “어딜 가려고.” 막 옆으로 틀어지려던 몸이 가볍지만 힘 있게 제압하는 손에 붙잡혀 그대로 되돌려졌다. “순진한 척 하지 마요.” 남자의 더운 숨이 코끝을 더듬었다. “내가 왜 술 취한 김서연 대리를 내 집까지 데려온 건지. 모르지 않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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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능천신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