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비전(祕傳)

세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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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의 역대 황후 중 가장 포악하고 사나웠다는 인물.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권력의 정점에 서서, 모든 것을 제 손에 쥐어야만 직성이 풀렸던 타고난 지배자. “담리하.” 노한 듯한 음성이 으르렁거렸다. “그래, 나야.” 리하는 조금도 움츠러들지 않았다. “너와 약속했던 그 담리하야.” 무연의 눈가가 살짝 일그러졌다. 그 작은 움직임에서 조차 시선을 떼지 않으며 리하는 재차 말했다. “네 옆에 내가 있겠다고 약속했잖아.” “오래 전 일이다.” 무연은 냉정할 정도로 딱 잘라 말했다. “너도, 나도. 그때완 달라졌어.” 달라졌을까. 이제 그 시절은 영영 오지 않을까. “난 그대로인데.” 리하는 손을 뻗었다. 나이를 먹고, 키도 크고, 몸도 생각도 자랐지만 그래도 이 마음은 변하지 않았는데. 그러나 리하의 손은 무연에게까지 닿지 못했다. “지금 네 모습을 봐.” 차갑게 일갈한 무연이 등을 돌렸다. 리하는 제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붉은 소맷자락을 적시고 있는 차가운 연못물이 마치 핏빛으로 보였다. “내 거야, 무연. 네 옆자리는 다른 사람에겐 주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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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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