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39,900원의 특별한 기회!

이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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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버튼이 다, 리 사이에 있―.” 불금 회식과 귀가 후 업무에 지친 회사원 강현은, 홈쇼핑에서 흘러나오는 ‘피로 회복’이라는 말을 듣고 그것이 뭔지도 모른 채 결제하고 잠이 든다. 다음 날 커다란 상자에 담겨 도착한 것은 진짜 사람, 그것도 잘생긴 남자였다! *** “―진짜 잘생겼네.” “칭찬 고마워.” “히이이익―!!” 시체처럼 누워 있던 남자가 번쩍 눈을 뜨며 말했다. 소스라치게 놀란 강현의 어깨가 위로 솟았다. 꼬리를 밟힌 고양이처럼 놀란 그를 앞에 두고 남자는 태연했다. 어찌나 자연스러운지 눈만 말똥말똥 뜬 채 가만히 누워 있는 남자가 집주인 같았다. 왜 홈쇼핑 물건 대신 사람이 배송되어 온 건지, 지금 당신이 어디 누워 있는지는 알면서 그렇게 태연한 거냐고 추궁해야 하는데. 생각 회로가 꼬인 강현의 입에서는 헛소리가 먼저 나왔다. “아직 전원 버튼도 누르지 않았는데, 어떻게 일어난 거지?” “전원 버튼?” “카드에 전원 버튼이 다, 리 사이에 있―.” “아! 그거?” ―다고 적혀 있던데. 발랄한 목소리가 강현의 말을 자르는 바람에 미처 끝맺지 못한 말은 목구멍 안으로 쏙 들어갔다. 이어 곧게 뻗은 남자의 다리가 상자 밖으로 빠져나오더니 양쪽으로 쩍 벌어졌다. “궁금하면 확인해 볼래?” 다시 말하지만, 사람은 너무 놀라면 때로는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는다. 강현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열린 택배 상자의 윗부분을 잡았다. 그래, 반품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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