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기연機緣

청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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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꽃, 밤에는 인간의 정기를 조금 뺏어 인간으로 변해 자신의 정체와 제 죽음의 이유를 찾아다니던 우안. 그런 그녀의 행동을 눈여겨보던 천제는 100일 내로 그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아낸다면 인간 세상으로 다시 돌려보내 주겠다고 약조를 한다. 대신, 알아내지 못한다면 천제의 후궁이 된다는 조건으로. 그리하여 촉박하고도 절실하게 제 죽음의 이유를 찾고자 하던 우안은 고강어라는 그 고을 군수와 우연히 만나고 사고로 말미암아 잠시 기억을 잃은 양반가의 규수인 양 자신을 꾸민 채 강어에게 도움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밤, 우안은 인간의 모습이 되고자 먹었던 요화의 부작용으로 강어의 처소로 가 그의 품에 안기고 마는데……. “나는 그대를 의심하고 있소. 고을 내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고, 그 소문 속에는 하얀 소복의 처자와 얽힌 황당한 일화도 곁들여져 있소. 그 일을 해결하기 위해 산에 올랐다가 그대를 만났소. 이것을 기연(機緣)이라 하겠소? 필연(必然)이라 하겠소?” “그렇다면 어찌 저를 안으셨는지요?” “먼저 유혹하지 않았소?” “저야, 나리를 유혹할 만한 타당한 명분이 있다지만 나리는 어찌 저를 망설임 없이 받아들이셨는지요?” “무언가에 홀린 것 같았소. 게다가……그대는 거부할 수 없을 만큼 절세가인이 아니오? 내 난생처음 보는 천하제일의 절색을 거부할 만큼 호인은 아니오.” “…….” “날 이용하겠다 했소?” “부모님을 찾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못하겠습니까?” “말 잘했다. 그리 생각한다면 나도 기꺼이 그대를 양껏 품어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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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치도록 아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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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초상화 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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