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다시, 돌아, 봄

복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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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가 뭐야?” 헤어진 첫사랑을 7년 만에, 그것도 새로운 직장의 상사로 만난 것도 실감나지 않는데.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 더 당황스럽다. “한재웅 씨가 현광그룹 대표는 아니잖아,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인플루언서는 더더욱 아니고.” “명색이 직장인데 자세히 알아봤어야지.” “헤드헌터씩이나 써 가면서 적임자를 구하는 쪽에서 할 일이야. 이름 정도는 확인했어야지.” “사보나 잘 만들어. 어설프게 아는 척하지 말고.” “누가 할 말을…….” 재웅은 생각지 못한 만남에 당혹했고, 이연은 그의 입에서 나오는 무례하고 모진 말에 분노했다. 이연은 다짐한다. “두고 봐, 모르는 사람처럼 대해 줄 테니까.” *** “헤어진 사람은 안 보고 사는 거야. 그게 룰이고 상식이야.” 재웅은 속 깊은 친구의 조언을 확신에 찬 말로 받아친다. “보든 안 보든 상관없어, 그게 헤어진 사람들이야.” 그녀가 어떻게 자신을 떠났는지 기억하고 있다. 놓치지 않으려 힘껏 움켜쥔 손을 비웃듯, 손가락 사이로 힘없이 스러지던, 마른 모래알 같던 그 느낌을. 재웅에게 그녀와의 재회는 그저 우연일 뿐이다. 돌아볼 것도, 흔들릴 이유도 없는. *** ‘빌어먹을!’ 괜찮을 줄 알았는데 오래전 그날의 상처가 부글부글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고작 다른 사람의 말을 믿고 이별을 택한 이연에 대한 서운함이 밀려든다. 너란 여자는 기억에 없는 것처럼 굴기. 너를 제외한 모든 여자에게 친절하기. 줄지어 선 여자들과의 연애를 즐기기. 치졸하고 유치한 자신에게 욕설을 퍼부으면서도 재웅은 ‘있는 힘을 다해’ 이연을 자극한다. ‘왜 저러는 거야, 정말!’ 아픈 기억이 있다고 해서 사랑이 아닌 건 아니다. 사랑은 사랑으로 기억하고, 이별은 이별로 기억하려는 이연에게 예의 없는 재웅의 행동은 불쾌하다 못해 볼썽사납다. 못 본 척하고 싶다. 아니, 안 보고 싶다. 그런데 눈을 돌리는 모든 곳에 그가 있다. 이 여자, 저 여자, 늘 새로운 여자와 함께 다니는 그를 볼 때면 창자가 꼬이는 것처럼 배가 뒤틀린다. ‘못났다, 정말.’ ‘못됐어!’ ‘유치해 죽겠어.’ 내내 혼잣말을 중얼대지만 눈은 어느새 재웅을 좇고 있다. *** 7년 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의 다시 ‧ 돌아 ‧ 보는 사랑, 다시 ‧ 돌아 ‧ 온 사랑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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