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설정 좀 지켜줄래

로맨스제발 설정 좀 지켜줄래

화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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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이곳에 가둔 것은, 나의 주인공이었다. 내가 쓴 19금 BL 소설을 기반으로 만든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에 갇혔다. NPC이자 관리자로 설정한 여자는 내게 주인공의 해피 엔딩을 요구했다. 그것이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면, 결국 해야만 했다. 그러나 세계는 나의 설정을 벗어나 멋대로 정립됐고, 주인공은 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제가 당신을 부른 거예요. 그러니. 오직 저만을 위해 존재해 주세요.” 그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얼굴로 말했다. “미쳤어.” 안타깝게도 진실은 깨닫고 난 뒤엔 손쓸 도리가 없는 법이었다. 뒤틀린 흐름, 속절없이 흘러가는 마음. 그리고 그 끝에서 망설여지는 선택.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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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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