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단(刺馬丹)

로맨스라마단(刺馬丹)

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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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야, 잊지 마라. 신은 소망하는 자에게는 반드시 그 길을 열어준다는 사실을 말이다. “어찌하여 아무것도 묻지 않느냐. 내가 어찌하여 너를 내 곁에 붙잡아 두려 하는지 왜 그 까닭을 묻지 않느냐 말이다.” “알고 싶지 않습니다.” 치연은 싸늘한 음성을 내뱉으며 그의 곁에서 조금씩 멀어져 갔다. 라마단은 그런 치연의 등에다 대고 피를 토하듯 애끓는 음성으로 소리 쳤다. “……너를 사모하기 때문이다. 내가, 내가……너를 이 마음에 품었기 때문이다.” 치연은 순간 들고 있던 한아름의 꽃들을 힘없이 놓쳐 버리고 말았다. 그런 치연의 등 뒤로 다급한 그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뒤에서 치연의 몸을 와락 끌어안으며 간절하게 읊조렸다. “너를 너무나 사모하느니라. 끊어보려 애를 썼으나 끊을 수 없었느니라. 잊어보려 애를 썼으나,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간절하게 생각났느니라. 이런 내가 더러우냐? 다른 이들이 모두 나에게 손가락질을 한다 해도 너만 얻을 수 있다면…… 나는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느니라.” 치연은 순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이 모든 일들이 한 순간의 꿈이었으면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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