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오얏나무에 핀 매화

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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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을 앞둔 양반댁 규수 매희, 폭우가 쏟아지는 야심한 밤, 낡은 암자에서 무명의 사내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짧지만 깊은 정을 나눈 매희는 그날의 쾌락을 잊지 못한다. 자신의 정혼자와 몸을 섞고 싶지 않을 정도로, 낯선 이에게 탐미되었다. 정혼자의 집에서 납채가 오기로 한 날, 매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이제 한 남자의 여자로 살아갈 것이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오로지 집안을 위해서라고 몇 번이고 마음을 다잡던 때, 집 앞을 가득 채운 뜻밖의 사람들은 매희의 인생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어명이오! 추흥 심가의 여식 매희는 이 어명을 받는 즉시 입궐토록 하라.” 정혼자를 뒤에 둔 채, 매희는 끌려가듯 궁에 입궐하였다. “승은을 입지 않으셨습니까?” 매희를 모시는 나인은 매희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한다. 매일 밤, 상상만으로 매희의 몸을 달게 만들었던 그가 일국의 지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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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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