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증

로맨스애, 증

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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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국의 기루에서 하루하루 그저 살아갈 뿐인 어느 날, 혜조는 전쟁에 휘말려 한 순간에 혈혈단신으로 남겨진다. 복수라는 이름을 붙일 수도 없는 커다란 분노와 미움은 혜조를 적국인 제국 연으로 이끈다. 오로지 원수인 상장군의 배에 칼을 쑤셔 넣기 위해 몸 사리고 4년을 기다린다. 선우 민. 내가 정말로 당신을 죽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진 않지만, 당신에게 내 고통을 십 분의 일, 아니 오십 분의 일이라도 느끼게 해줄 거야. 내가 선택한 적은 없었지만 랑국 기루는 내 ‘유일’한 세상이었고 그가 그것을 부쉈다. 그런데 왜… “희한하지. 너와 함께라면 살고 싶어졌다. 내가 아무래도… 너를 사랑하는 것 같다.” 서투르지만 진심을 담은 그의 말이 무섭다. 그는 이토록 다정한 말을 해선 안 된다. 아니. 애초에 혜조가 그의 뱀 같은 말에 휘둘리면 안 됐다. 하지만 그의 다정한 말이 눈물 나게 기쁘고 그와 함께 살고 싶어지는 자신이 가증스럽다. 그래서 혜조는 결심한다. 그를 죽이고 자신도 죽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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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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