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 드릴게요

로맨스마음만 드릴게요

새록

50

시원스럽게 뻗은 청명한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었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맑은 하늘이 드넓게 펼쳐진 세상은 온통 푸르렀다. 작은 어선 위 네댓 명의 해녀가 각자 해녀복을 매만지고 물안경을 머리에 얹으며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늘 서울서 손님이 온다 안 캤나.” 서울에서 온 손님이라…. 이 외딴섬에 도시 사람이 내려와 하숙하는 일은 처음이었다. 어떤 사람일까? 뭐 하는 사람일까? 왜 이곳에 내려오는 것일까? 선이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으로 머릿속이 바빠졌다. 일 년 365일이 똑같이 반복되는 단조로운 섬 생활에서 이런 작은 변화는 그녀를 흥분시켰다. “서울 손님?” 태검은 코를 막은 채 가느다란 눈매를 치켜떴다. 이제껏 수많은 여자들을 보아 왔고, 또 셀 수 없이 많은 여자들에게 대시를 받아 봤지만 이런 여자는 처음이었다. 제 앞으로 어떤 부끄러움 없이 성큼 다가와 활짝 웃어 보이는 이런 해맑은 여자는. 아무런 경계도 하지 않고 해맑기만 한 그녀를 뒤쫓아 성큼성큼 걸어간 태검은 그녀 옆에서 함께 발을 맞췄다. 그녀가 옆에 다가온 그를 향해 생긋 웃었다. 언제 봤다고 그렇게 웃어. 태검은 저도 모르게 눈가를 찡그렸다. * * * “안… 돼요!” 태검은 왜 그러냐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작가님.” 그녀의 목소리가 젖은 채 울렸다. 태검이 짙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말하라는 듯 그가 턱을 까딱이자 그녀의 입술에서 믿을 수 없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마음만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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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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