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무풍지대에서의 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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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컥! 마리엄의 관자놀이에 차가운 총구가 닿았다. 두 손을 들어 올린 채 천천히 눈알을 굴려 옆을 보니……. ‘네가 왜 여기서 나와?’ 악명 높은 해적이자 에스텔로스 제국의 사략 선장인 마리엄 카펜터. 그녀는 전투 중에 폭풍우에 휘말려 무인도에 표류하고, 그곳에서 과거의 연인이자 적국 브리타스의 해군 테오도르와 재회하는데……. “예전 생각나지 않아? 구조될 때까지 할 것도 없는데, 서로 욕구나 좀 풀자.” 마리엄은 악동 같은 미소를 지은 채 얇은 밧줄로 그의 팔을 꽁꽁 묶었다. 단정한 미남의 얼굴이 수치심으로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런 얼굴은 좀 위험한데.” “……당신, 정말 비열해.” “하루 이틀 일이야? 그래도 넌 그런 나를 제법 좋아했잖아.” “그게 무슨!” 그때, 불현듯 해안가 근처의 숲에서 인기척이 들려온다. 두 사람 사이로 서늘한 바람이 지나가고, 평화롭게만 느껴졌던 섬의 고요한 풍경이 기이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누군가 여기에 있어.” 마리엄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무풍지대에서의 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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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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