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연애의 참맛

고은영

909

‘소개팅? 안 해.’ 1년째 거절해 온 소개팅남을 생일에 우연히 만날 확률은? 그런데 그 남자가 기가 막히게 마음에 쏙 들 확률은? ‘…괜히 거절했다.’ 근데 저 남자… 저 자식도 날 1년이나 거절했다는 거잖아? 눈을 세모꼴로 떠도 잘난 건 변하질 않는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모경은 그 남자 신재하를 좀 더 알아보기로 했다. “소개팅, 왜 거절했어요?” “그러는 모경 씨는?” 연애, 몇 번은 해 봤다. 남들 다 하니까 나도 해야 할 것 같은, 안 하면 모양이 빠질 것 같은 그런 연애. 시들하게 끝난 연애의 뒷맛이 시시해서, 사랑이란 게 그런 연애랑 같은 건 줄 알았다. 이 남자랑 키스를 하기 전까진. “사귑시다.”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첫 키스를 한 것 같은데 눈을 뜬 곳은 호텔 침대였다. 이런 미친 전개를 보았나?! 똑바른 눈으로 전하는 담백한 프러포즈에 이런 감정은 처음이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이런 겁 없는 섹스도 마찬가지라고 변명하고 싶어진다. “결백하고 싶어요?” “결백까지 주장할 일은 아니긴 한데…….” “굳이 결백해야 할 이유도 없어요.” 모경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눈에 사랑에 빠지는 게 ‘틀린 일’은 아니다. 결백 운운하며 ‘난생처음’을 강조할 이유도 없다. 그냥, 지금, 즐기면 된다. 이 남자와 함께하는 연애의 참맛을. <본문 발췌> 재하는 비에 젖은 강아지처럼 품을 파고드는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대단해, 배모경.” “언제 끝났어?” 제대로 나오지 않는 목소리. 모경은 아릿하기까지 한 목을 손바닥으로 감싸 쥐었다. “세 번이나 했어.” “원래 그만큼 가잖아.” 그와의 섹스는 원색적이었고 그 끝은 소름이 끼치도록 완벽했다. 오르가슴 한 번만으로 끝난 섹스는 없었다. “콘돔을 세 개나 썼다고.” “응?” “네가 얘를 완전히 정복했어.” 그가 모경의 손에 슬며시 페니스를 쥐였다. 보들보들한 페니스를 어루만지며 그녀가 말했다. “장미꽃처럼 착해졌네.” “가질래?” “가지긴 뭘 가져, 내 건데.”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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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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