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별의 궤적

ana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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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이 끓고 온몸이 아팠던 밤. 잠이 들었다 눈을 떠 보니 처음 보는 곳이었다. “레기, 레글린. 아직도 정신이 오락가락해? 정신 좀 차려 봐.” “레기……?” 주인공 괴물이 훗날 마을 사람을 모두 몰살하는 소설, <입실론의 늑대>에 빙의하다니. 심지어 레글린은 이름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고 주인공 괴물에게 가장 먼저 처참히 죽임을 당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비참한 결말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원작대로라면 괴물은 아직 탈피조차 하지 못한 어린아이 모습일 게 분명했다. 자신이 먼저 찾아서 길들인다면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일부러 괴물과 처음 만났던 숲으로 들어가 함정이 아닌 척 일을 꾸미기 시작했는데…… *** “레에…… ㄱ. 괜찮아.” 처음 듣는 괴물의 음성에 동정심을 느낀 레글린은 결국 괴물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로 한다. “너 이름 없어?” “느윽…… 대……? 게에물?” “키안. 키안이라고. 네 이름.” 살아남기 위해 먹을 걸 주고, 이름을 지어졌을 뿐이라고 생각한 순간. 점점 원작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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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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