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구멍 너머의 남자

피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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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옆집에서 들려오는 신음 소리. 유정은 쉽게 잠들지 못하고 몸을 뒤척이는데……. “이 손으로 매일 밤 뭘 하는지 알면서도 잘도 붙잡았군요.” 구멍 너머에서 들려오는 낮고도 감미로운 목소리. 벽에 가려진 나머지 모습을 기어이 궁금하게 만드는 남자. 그녀는 머릿속에 떠오른 음험한 상상을 재빨리 지워버렸다. “내 신음 소리 들으면서 자위한 적 있습니까?” 순간 그녀는 숨도 쉬지 못하고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저절로 떠오르는 그 날 밤의 기억. 상상만으로도 다리 사이가 촉촉하게 젖어 들었다. “날 허락한다고 말하세요.” 정중하게 허락을 구하는 남자의 눈빛은 뜨거웠다. “도망가면 재미없을 겁니다. 자극하지 말라고 내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경고하는 목소리에 허리가 떨렸다. 오싹한 기대감이 등줄기를 타고 쏜살같이 내달렸다. “으흑…! 그, 그만…!” 유정은 눈물로 얼룩진 뺨을 손등으로 거듭 닦아내며 애처롭게 소리쳤다. “한유정 씨도 잘 알 텐데요.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세울 수 있는지.” 옆집 남자가 지루에 가까웠다는 사실을, 그녀는 그제야 깨닫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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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밀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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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위황후, 궐을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