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

로맨스달빛 아래

설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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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은이는 꼭 왕자님이랑 결혼할 거야.” 아무것도 모르기에 당당했던 여섯 살의 예은은 달님에게 왕자님과 결혼해 영원히 행복하게 살게 해 달라 소원을 빈다. 그리고 때마침 나타난 강혁을 왕자님이라 믿고 그와 꼭 결혼할 것이라 꿈꾸며 그에게 약속을 받아내는데. 그러나 예은이 열여섯 살이던 해, 불의의 사고로 가족들이 죽게 되고 혼자 남은 예은에게 손을 내민 것은 어린 시절의 왕자님이 아닌 악마의 탈을 쓴 강혁이었다. 미성년인 예은의 법정대리인으로 나선 강혁은 가족의 돌연한 죽음에 충격을 받은 예은을 위로하기는커녕 독한 말과 모진 태도로 일관하기만 하며 그녀를 몰아세운다. “공주처럼 자라서 이런 내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이를 악물고 어른이 되려고 발버둥 쳐 봐. 매일매일을 지옥 속에서 보내다 보면 웬만한 일에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을 정도로 네 정신은 단련되어 있을 거다. 아마 그때가 되면 나에게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르지.” “절대로 아저씨에게 고마워해야 할 일은 생기지 않을 것 같네요. 네. 원하신다면 지옥에서 함께 있어 드리죠. 하지만 어디까지나 제가 성인이 될 때까지예요. 앞으로 남은 시간을 매일처럼 이곳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고 기도하며 보내겠어요.” “그래. 어른이 되는 지름길은 네 속에 꿈틀대는 강한 증오심을 불태우는 길이지. 그게 널 빨리 자라게 하는 처방 약이라면 기꺼이 네 증오의 대상이 되어 주마.” 표현할 줄 모르기에 증오의 대상이 되는 게 최선이었던 한 어리석은 남자와 증오하는 동시에 마음 깊은 곳에 품은 감정을 외면할 수 없던 한 여자. 달빛 아래에서 빌었던 소원은 언제쯤 이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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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잔인한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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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세로 귀환한 최강 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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