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플라스틱 솜사탕

레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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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전자 신제품 출시 행사에 초청된 해솔. 불청객이 된 기분으로 불편하게 앉아 있는데 갑자기 장미 향이 훅 끼쳤다. 단순히 향수 냄새가 아니어서 반사적으로 옆자리에 앉은 남자를 쳐다보았다. “사람이 이렇게 많은 데서 페로몬을 푸는 건 매너가 아니지 않나요?” “제가 그쪽에게 매너를 보여야 할 이유라도 있습니까?” “뭐라고요?” “잘 보일 하등의 이유가 없는데 굳이 매너를 챙길 필요는 없죠.” 남자의 무례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페로몬 향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이어졌다. “싸구려 설탕 향 같은 게 그쪽 페로몬 맞죠?” 점점 무시하기가 힘들어서 한마디 하려는데 남자의 입술이 먼저 열렸다. 낮게 울리는 목소리는 이상하게도 두려움을 동반했다. “유영전자 류차경 전무입니다.” “…….” “지금부터 서해솔 씨가 가장 잘 보여야 할 사람이기도 하고요.” ***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요. 서로에게 필요한 걸 교환하는 것뿐입니다. 나는 서해솔 씨가 원하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물질적인 지원을 해 주고.” 붉은 와인을 한 모금 마시는 류차경의 행동이 천천히 각인되어 숨을 막히게 했다. “서해솔 씨는 내게 그 몸을 주면 되는 거고.” 붉어진 입술은 잔인한 말을 내뱉었다. 제안처럼 말했지만 그게 제안이 아니란 것쯤은 알았다. 이건 협박이었다. 미래와 자존심, 그리고 몸까지 서해솔의 모든 게 걸려 있는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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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