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나를 품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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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에게 소원이 있다면 단 하나였다. 시온의 정규직 사원으로 자리 잡는 것. 그런 그녀를 주시하는 한 남자가 있었으니……. “서주희 씨와 가까워지고 싶습니다.” 그는 다름 아닌 시온을 대표하는 김설우 이사였다. 그는 틈만 나면 주희에게 다가왔다. “나는 서주희 씨가, 당신이 꼭 필요해요.” 때로는 두서없는 말로 사람을 혼란스럽게 했고. “난 좋았는데.” “…….” “서주희 씨가 먼저 연락해 줘서 좋았다는 소리입니다.” 때로는 한 없이 진중한 눈빛을 내비치며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주희는 두려웠다. 겹겹이 쌓아 온 마음의 둑이 툭, 무너져 내릴까 봐. 깨달았을 땐 이미 늦은 후였다. “하아.” 빈틈없이 맞물린 입술 새로 질척한 숨결이 흘러나왔다. 주희가 떨리는 눈으로 설우를 올려다보았다. “처음이라면서요. 근데…….” 왜 이렇게 잘하냐는 말이 도무지 나오지 않았다. 그 의미를 알아챈 듯 설우가 가볍게 웃었다. “원래 한 번 배우면 잘하는 편입니다. 습득력이 빠르거든요.” 그가 얼얼해진 입술을 쓸어내리며 속삭였다. “아마 하면 할수록 더 잘할 겁니다. 그러니까.” “…….” “멀어지지 마. 먼저 자극한 건 서주희, 당신이잖아.” 주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무력하게, 파도에 휩쓸려 가는 모래알처럼 두 눈을 감아 버렸다. 전보다 더 강렬하고 뜨거운 입맞춤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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