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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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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차트를 정리하며 슬며시 입 꼬리를 올렸다. 그에게 그토록 명령조로 말을 건네는 여자는 처음이었다. 나이 지긋한 중년의 여자들도 그의 눈치를 살피며 어려워하는데 말이다. 아마 저 여자는 웬만한 남자들은 종 부리듯 할 게 분명했다. 여자 같기도 하고 남자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소년 같기도 하고 또 어찌 보면 엄격한 군인 같은, 뭔가 하나로 정의되기 어려운 느낌이었던 그 여자는 그의 눈치를 전혀 살피지 않았다. 오히려 얼어붙은 채 긴장하고 눈치를 살핀 건 그였다. “뭐지?” 그가 조금은 혼란스러운 얼굴로 진료실 문을 다시 쳐다보았다. ‘지금 뭐가 왔다 간 거냐?’ - 산부인과 남자 의사, 우선희 진료실을 나온 무영은 닫힌 진료실 문을 힐끗 쳐다보며 걱정스럽다는 미간을 좁혔다. 남자 의사의 행동이 어딘가 믿음직스럽지 않고 어리바리했던 것이다. 꼭 사람 대하는 걸 어려워하는 사람처럼 숙맥같이 구는 것이 불안했다. 하지만 남자 의사의 눈빛이 꽤나 깨끗하고 안정되어 있었기에 일단은 수술을 맡겨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사실 중년의 남자 의사가 양쪽 손가락으로 자신의 배를 가리키며 설명할 때는 살짝 귀엽기까지 해서, 꽤 순수한 면을 간직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설프게 굴면 넌 바로 아웃이야.’ 무영은 반신반의한 얼굴로 남자 의사를 떠올리다가 어느 순간 생각을 정리했다.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하나라도 거슬리면 바로 딴죽을 걸거나 병원 자체를 갈아 치워버리겠다고 말이다. - 딱 부러지게 맞서는 환자, 이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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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잔인한 구속
2 너, 내 사람이 되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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