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장난

샤를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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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제 남자친구를 빼앗아 가면서도 순진한 척 미소 짓던 유지연. 그 애가 조각같이 근사한 약혼자 앞에서 쩔쩔매는 모습이 우스웠다. “나도 너처럼 장난 좀 쳐 볼까.” 놀리듯 가볍게 중얼거리던 그때의 설희는 몰랐다. 농담 삼아 뱉은 말이 현실이 될 줄은. “권이로 고객님, 라헬이랑 정말 어떻게 아시는 거예요?” “궁금해요, 차설희 씨?” 하필 권이로가 갤러리에서 애타게 찾고 있는 유명 작가 라헬의 지인이라니. 그때부터 그와의 관계가 비틀리기 시작했다. “호텔? 그쪽 집? 아님, 유지연이 못 찾을 만한 곳? 그쪽이 정해요.” “책임지지 못할 말은 하는 게 아닌데.” “그럼 제가 고를까요? 지금 나랑 자요.” 어설프게 시작해 버린 장난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또 다른 장난을 불러오고 마는데……. “내가 어떻게 지켜 온 동정인데. 내 순수함을 짓밟고 도망갔잖아요, 차설희 당신이.” *** 어느새 물기가 어린 그녀의 눈앞에 이로가 슥, 하니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길고 굵었지만 설희가 매번 남자치곤 곱다고 생각하던 손가락이 야릇하게 젖은 채 빛나고 있었다. “이건 누구 물이지. 싫다는 사람 보지가 물을 이렇게 질질 흘리기도 하나?” “……입에 걸레 물었어요?” 설희가 그의 어깨를 밀어내며 짓씹듯이 말했다. 이로는 그런 그녀를 비웃으며 그대로 손가락을 설희의 입으로 찔러 넣었다. “알려 줘. 왜 보지가 축축해?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 “미친……!” 발음은 엉망이었고, 그의 손가락들은 설희의 날카로운 송곳니에 찔렸지만 이로는 씩 웃으며 눈을 빛냈다. “하여튼 욕 잘해. 그게 더 흥분된다니까 일부러 그러는 건가. 벌써 쌀 것 같아.” “흐응!” 수치심에 얼굴이 벌게져 캑캑대자 손가락의 움직임이 부드러워졌다. 구석구석 입 안을 휘젓자, 그전까진 밀어내기만 하던 설희도 그 변화에 홀린 듯이 혀로 손가락을 할짝거렸다. “봐, 나만 발정 난 거 아니잖아.” 탁하게 갈라진 목소리엔 욕정이 그득했다. <작품 키워드> 현대물, 계약관계, 갑을관계, 고수위, 더티토크, 원나잇, 몸정>맘정, 소유욕/독점욕/질투, 동정남, 계략남, 능력남, 오만남, 직진남, 집착남, 무심녀, 철벽녀, 능력녀, 상처녀, 까칠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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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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