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을 차렸을 땐 흑막 주군이 감긴 후였다

로맨스정신을 차렸을 땐 흑막 주군이 감긴 후였다

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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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만만하게 생겼네.’ 북부를 지키는 검이자, 냉철하고 완벽한 윌로우 공작. 그런 공작의 아들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데미안의 해사한 미소에 셀린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어떤 사람이든, 자신이 모셔야 할 윌로우 가문의 하나뿐인 후계자라는 것과 주군을 지키는 것이 호위 기사가 될 자신의 도리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에. 괜찮…… 괜찮아. 내가 더 유능해지면 될 일이야! 셀린은 그렇게 남몰래 굳은 각오를 다졌다. * * * “소공작님의 이름을 잘못 부른 이를 용서해 주신다는 거예요?” “별일도 아니잖아. 응?” “아뇨. 그래도 윌로우 가문의 소공작님의 이름을 잘못 부른 죄가 있습니다.” 셀린은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어째 데미안의 눈이 반짝인다는 것은 알지도 못하고. “그래?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응? 알려 줘. 나는 이런 걸 잘 모르잖아. 무해하게 웃을 줄만 아는 갑갑한 주군에게 셀린은 단호하게 말했다. “종이 열 장에.” “열 장에?” “소공작님의 성함을 빽빽하게 써 오는 벌을 내리시죠.” 너무 과한가 싶어 셀린이 스스로의 단호함과 악랄함에 마음이 흔들리려는 찰나……. ‘큽’ 하는 흐느낌에 소리가 나는 쪽으로 시선을 옮겼을 땐, 얼굴이 빨개진 채로 고개를 돌리고 있는 데미안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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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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