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선택의 이중성

김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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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봤을 법한 클리셰로 채워진 삶에 잠깐의 사이다가 불쑥 찾아들었다. 오늘까지만, 오늘까지만 하다가 시간이 벌써 이만큼이나 흘러 버렸다. “흐윽. 아아…….” 따뜻하고 열정적인 행위는 캄캄한 밤이면 끊길 줄 모르고 계속됐다. 단 한 번으로 족하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오만한 착각이었는지 욱은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 "사귈래?" "아…… 저기, 미안해." "바보냐. 왜 사과를 해." 스물다섯, 고백에 대한 욱의 대답은 사과였다. 다른 사람이 왈가왈부 하는 소리에 좌지우지되지 말라더니 정작 본인은 갈대처럼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섹스는 피하지 않는다. 민우는 목덜미를 핥던 것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침실이 아니라면 절대 볼 수 없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젖은 입술을 비집고 혀를 뒤얽었다. 뜨거운 숨이 서로의 입 안을 잠식했다. 살갗이 부딪히는 소리가 더욱 커졌다. 너는 대체 언제쯤 이 선을 넘어올까. 네가 행복하려면 나를 잡아야 한다는 거 잘 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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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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