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전남편의 키스

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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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아. 사랑해. 그동안 말하지 못해서 미안.” “아. 죽을 것 같아. 너무 기뻐서 말이 안 나온다. 나도 사랑해. 내가 너한테 한 말 중에서 진심이 가장 많이 담긴 말이야. 사랑해. 사랑해.” 태극이 그녀를 와락 부둥켜안았다가 풀어주었다. 막힌 수로가 뚫린 것처럼 그는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방 안 공기가 그가 내뿜는 욕망으로 채워져 숨이 막혀왔다. 미로는 잘게 떨리는 등을 진정시키려고 그의 어깨를 움켜잡았다. 활활 타오르는 그의 진심이 드러난 살갗을 데웠다. 정신없이 미로를 만지고 쓰다듬는 태극의 손길 뒤에 키스와 열풍이 자국을 남겼다. “아.” 그가 꽁꽁 감춰왔던 동그란 가슴을 그러쥐었다. 습하게 젖은 혀로 때로는 아프게, 때로는 약하게 정점을 튕기는 감촉이 기분 좋았다. 처음이라더니, 마음이 들어있는 태극의 애무가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그녀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가슴을 그러쥐고 입술을 아래로 미끄러뜨린 그가 명치에서 배꼽까지 홀쭉하게 들어간 피부에 키스를 퍼부었다. 간질간질하고 찌릿찌릿한 자극이 허벅지 안쪽 깊숙한 여성을 흥분시켰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검은 수풀과 아슬아슬하게 닿아 미로는 엉덩이를 뒤로 빼고 허리를…. 최고의 아이돌이 나의 전남편?! 남성듀오그룹 ZEN의 리더 한태극. 그리고 얼음송곳처럼 차가운 매니저 구미로. 겉으로는 비즈니스 관계처럼 보이는 두 사람이지만, 그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 어린 시절, 사랑하여 아이를 갖고 결혼까지 했던 사이인 것! 그러나 아이가 사고를 당해 죽어가도 오지않는 태극에게 정나미가 뚝 떨어져 미로는 이혼을 요구하고 만다. 3년 후, 방송국에서 미로를 만난 태극은 무조건 미로를 잡기위해 그녀의 새아버지가 하는 회사와 계약하고 매니저와 잠자리를 협박한다. 인형처럼 잠자리에 충실하면서도 태극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미로. 태극은 차갑게 얼어버린 그녀의 마음을 다시 녹일 수 있을까? 음반이 나왔다하면 전곡 상위권에 줄 세우는 음원깡패. 독보적인 남성 인기듀오 그룹 ZEN의 리더 한태극. 그에겐 비밀이 있었다. 현재 그의 매니저를 맡은, 냉기가 뚝뚝 흐르는 미로가 이혼한 전 아내였다. 죽어도 다시 만나지 말자고 저주를 퍼부은 그녀를 이혼 3년 만에 다시 데려왔다. 모두 그의 잘못이다. 미치도록 사랑한 어린 시절의 미로를 갖기 위해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졌다. 아내니까 남편을 위한 희생은 당연한 거라 믿었다. 그 후, 태극은 성공의 달콤한 향기에 취해 끔찍한 시월드에 미로와 아이 단둘만 내팽개치고 말았다. 사고로 아이가 죽어가도 나타나지 않는 태극에게 정나미가 떨어진 미로가 이혼을 요구했다. 보내주기 싫지만 안 보내주면 아내가 죽을 것 같았다. 이젠 그가 미로가 없으면 죽고 싶었다. 망해가는 미로의 새아버지 회사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그녀에게 잠자리를 요구했다. 그랬더니 철벽을 두른 냉담한 얼굴로 미로가 순순히 안겼다. 그녀의 마음은 영영 열리지 않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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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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